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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핵심 정리

▶ 갈래: 단편소설
▶ 성격: 사실주의, 사회비판적, 서사 중심의 현실 묘사
▶ 시점: 1인칭 작중 화자 ‘나’의 시선으로 전개
▶ 주제: 일제 강점기 하층민의 비참한 삶과 인간의 존엄성, 제도적 폭력의 비인간성
▶ 특징:
- 사회적 약자의 고난을 사실적으로 묘사
- 인물들의 시선 변화와 감정 변화를 통해 독자의 감정 이입 유도
- 아이러니한 사건 전개로 경제적 궁핍한 하층민의 삶을 드러냄
- 상징적인 소재(신문지, 철창, 노란 수건 등)를 활용한 주제 전달

▶ 배경 분석
- 시간적 배경: 일제 강점기(1930년대 추정)
- 공간적 배경: 유치장 내부(철창 속 세계를 상징적 배경으로 활용)
- 사회적 배경: 식민지 조선의 계급화된 사회 구조와 빈곤 문제, 경찰 권력의 부조리함

▶ 상징적 소재 분석
- 신문지: 구걸한 밥을 싸기 위한 도구로, 죄가 되지 않을 행위가 불의하게 해석되는 현실을 드러냄
- 철창: 제도와 권력이 만들어낸 억압, 하층민이 처한 절망적 현실
- 노란 수건: 손자에 대한 노인의 사랑이 투영된 물건으로, 인간적 존엄성의 상징

 

고1 학력평가 신문지와 철창(현진건) 문제와 해설.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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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줄거리 

● 발단
'나'와 유치장 내 수감자들은 새로운 수감자가 곧 들어올 것이라는 소식에 들뜬다. 그는 무려 경찰서장 집을 털다 붙잡힌 인물이라는 소문이 돈다. 수감자들은 이 인물이 무시무시한 강도범일 것이라 기대하거나 두려워한다.

● 전개
그러나 실제로 들어온 인물은 초라한 노인이었다. 칠순이 넘은 노인의 몰골은 초라했고, 강도범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왜소해 보인다. 수감자들은 처음엔 당황하다가 이내 그를 조롱하고, 비웃기 시작한다. 하지만 노인이 입을 열어 자신의 사정을 설명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된다.

● 위기
노인의 말에 따르면 그는 손자를 위해 매일 구걸을 하고 있으며, 그날도 밥을 구해 싸려고 경찰서장 집 앞 신문지를 집었다가 경찰서장의 딸에게 실수로 손을 댄 일로 유치장에 끌려왔다고 한다. 수감자들은 노인의 사연에 동정심을 느끼고, 그를 위해 자신들의 식사 중 일부를 나눠준다.

● 절정
하지만 노인이 그 음식을 자신이 먹지 않고 보관해두자 수감자들은 그가 음식에 욕심을 낸다고 의심하기 시작한다. 이내 그가 손자에게 주기 위해 몰래 밥을 싸고 있었음이 드러나고, 수감자들의 동정은 곧 비웃음과 조롱으로 바뀐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노인의 깊은 애정과 인간적인 고결함을 느낀다.

● 결말
결국 노인은 감시의 손길 속에서 유치장에서 쫓겨난다. 작중 화자인 ‘나’는 그가 당한 억울한 현실과 조롱에도 흔들리지 않는 태도에서 진정한 인간의 위엄을 본다. 철창이라는 한계 속에서도 인간적인 품위를 지키려는 노인의 모습은 독자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긴다.

 

 

3. 등장인물과 인물 관계

인물 역할 및 성격 관계
노인 칠순이 넘은 구걸하는 노인. 손자를 위해 희생하는 존재.
연약한 외형과 달리 강한 정신력을 지닌 인물.
손자에게 헌신하며, 수감자들과 처음엔 불신 관계였으나 점차 동정과 비난을 받는 중심 인물.
‘나’
(작중 화자)
유치장에 수감된 청년.
처음엔 노인을 의심하지만 점차 진실한 인간성에 감동 받음.
노인을 가장 인간적으로 이해하고 끝까지 그를 존중함.
기타 수감자들 집단 심리의 변화와 대중의 위선적 태도를 대표함.
공포→동정→조롱의 과정을 보여줌.
노인을 때로는 영웅으로, 때로는 비웃음거리로 전락시키며, 사회의 냉혹함을 보여주는 존재들.
경찰 및 순사 권위와 억압의 상징. 현실적 권력을 상징하며 인간적 배려는 결여된 존재들. 노인을 가혹하게 취급하고, 제도적 폭력의 상징으로 등장함.

4. 이해와 감상

 

『신문지와 철창』은 단순한 유치장 안의 사건이 아니라, 일제 강점기 식민지 조선인의 현실을 압축한 상징적인 공간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철창’은 단지 감옥이 아닌, 제도적 억압과 사회적 감금의 표상이 된다. 철창 밖이라고 해서 자유롭지 못했던 식민지 조선인의 현실이 아이러니하게도 철창 속 노인을 통해 투사되는 것이다.

작품은 매우 절제된 문체와 서술 방식으로 독자의 감정을 자극한다. 작가 현진건은 특정 사건을 과장하거나 감상적으로 풀지 않으면서도, 인물의 작은 행동과 태도 변화를 통해 강한 울림을 주는 작법에 능하다. 특히 화자인 ‘나’가 노인을 대하는 시선이 작품의 감상 핵심을 이룬다. 독자는 ‘나’의 시선을 따라가며 인물의 내면과 그가 처한 부조리한 현실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된다.

이 작품은 사람들의 시선이 얼마나 쉽게 바뀌는지를 보여준다. 노인이 처음에 ‘살인강도’라며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다가 ‘경찰서장을 턴 영웅’이 되고, 정작 진실을 알게 된 후에는 ‘한심한 노인’으로 조롱당하는 모습은 대중의 집단적 위선과 편견을 잘 보여준다. 이는 당시 민중의 불안정한 정서, 가치관의 혼란을 보여주는 장치로 기능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노인의 모습이다. 그는 현실적으로 무력하고, 사회적으로도 소외된 존재이다. 그러나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인간적인 존재이며, 자신의 존엄을 끝까지 잃지 않는다. 노인은 손자를 위해 구걸하고, 경찰서장의 폭력 앞에서도 굴복하지 않으며, 끝까지 손자를 위해 밥을 챙긴다. 이는 가난이 인간의 품위까지 앗아가지는 못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준다.

이처럼 『신문지와 철창』은 일제 강점기의 역사적 현실과 사회적 모순을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작품으로, 현실 비판과 인간성 회복이라는 이중의 테마를 동시에 구현해낸다. 특히 노인의 인간적인 품위, 존엄성은 오늘날까지도 깊은 감동과 울림을 준다.

 

 

부록: 작가 소개 - 현진건

현진건(玄鎭健, 1900~1943)은 한국 근대 소설문학의 선구자로, 사실주의 문학의 대표적 작가이다. 그는 <빈처>, <운수 좋은 날>, , <술 권하는 사회> 등 사회와 인간을 비판적으로 통찰한 작품들을 다수 남겼으며, 특히 약자에 대한 깊은 시선과 현실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포착하는 점에서 문학사적 의의가 크다.

그의 문체는 절제되고 간결하면서도 감정 전달에 매우 섬세하다. 특히 서민과 하층민, 여성 등 당시 사회에서 소외된 존재들을 중심으로 작품을 구성하면서도 결코 감상주의에 빠지지 않는 균형 감각을 보여준다. 일제강점기 조선의 민중들이 겪던 고통과 모순을 사실적으로 드러내는 데에 뛰어난 작가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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